경험의 밀도

toss securities(토스 증권) 커피챗 다녀왔다.
 
커피 챗 하나 갔다 온 것 가지고 무슨 유난인가 싶겠지만, 오늘의 경험이 대단히 새로웠고 그 마음을 적어보고 싶어서 적어보게 되었다.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운 좋게 feConf 2023 티켓팅에 성공하고 회사 부사수 분과 함께 갔다. Conf 라운지에는 다양한 회사들의 부스들이 있었는데, 그중 toss 부스가 있어서 기쁜 마음에 설문 조사를 하였다. 설문 조사에 토스 채용 관련하여서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 상태로는 toss에 붙을 순 없겠지만, 부딪혀보자!’라는 마음으로 관심이 있다고 체크하였다.
 
2023년 10월 27일 금요일.
토스 채용팀에서 연락이 왔다. 커피챗이 언제가 괜찮은지 물어보았고 다음 주 금요일 11시 30분에 ‘시니어 리크루터 문준식’님께서 커피챗 진행해 준다고 하여서 내심 ‘개발자가 아닌데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토스의 문화는 사실 여기저기서 들어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궁금했던 것 같다.
 
2023년 11월 3일 금요일.
어제 글또 9기를 신청하려다가 늦잠을 잤다. 깨어나자마자 토스까지 남은 시간 1시간. 우당탕 준비하고 지하철역에 거의 다 왔을 때, 교통카드를 두고 나온 것을 알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경우의 수의 생각을 엄청나게 했고, 현금으로 지하철 타고 지각하지 않았다. (정말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역삼에 도착하여서 안내받고, 한국타이어 건물 7층에서 명찰을 받고 기다렸다. 드디어 준식 님을 만나게 되고 커피 사일로(토스 카페)에서 커피를 받고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에 토스 증권 관련해서 어떤지 설명해 주는 줄 알았는데 무엇이 궁금한지 물어보셨다. 뭘 물어보지 다시 뇌를 엄청나게 굴려보았다.
“……..”
그러다가 첫 질문으로 “많은 사람이 토스에 오고 싶어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등등 여러 가지 물어보다가 조금 편해졌을 때, 본격적으로 질문을 하였던 것 같다.
“리쿠르터는 무엇을 보고 지원서를 탈락시키나요?”
그때, 나온 대답이 너무 인상 깊었다.
“저는 경험의 밀도를 보는 편이에요.”
경험의 밀도? 이 단어로 다양한 것들이 이해되면서 머리에 선이 그어졌다. 그리고 되물었다.
“경험의 밀도는 어떤 것을 의미하나요?”
리크루트 분께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백엔드로 치면 대용량 트래픽에 경험을 해보았는가? 이런 것들이 있잖아요. 이걸 신입이 경험하기는 쉽지 않으니까 NEXT 같은 채용 프로그램도 해요.
…중략…
프론트에서는 제품을 얼마나 빠르게 많이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보아요.
듣다 보니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다녔던 생각이 많이 들었다.
2년간 프로젝트를 총 8개를 했던 것이 떠올랐고, 이 이야기를 잘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 그저 찍어낸 것처럼 말하여서 아쉬웠다.
“아 저 회사에서 2년간 총 8개의 프로젝트를 했어요!”
이런 말을 하니 찍어낸 것처럼 말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경험의 밀도라는 단어가 인상 깊었다.
 

나의 ‘경험의 밀도’

나는 어떠한 밀도를 가지고 있을까? 그 질문에 답을 명확하게 내릴 순 없겠지만, 많은 프로덕트를 만들면서 느꼈던 불편함과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거기서 디자인 시스템을 깊이 생각해 보았던 것 같다.
모든 프로덕트에 다른 디자인 시스템, 컬러 시스템을 들고 있었다. 그러나 기능적으로는 모두 비슷했다. 이 반복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을 줄일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였다.
끝에 Headless UI를 생각해 냈다. 부사수와 함께 가장 최근에 한 프로덕트의 컴포넌트를 기능만 남겨두고 따로 만들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좋은 부사수를 만나서 일은 빠르게 처리가 되었다. 그 당시, 새 프로덕트의 기획자가 없어서 내가 기획하고 있어서 부사수가 거의 분리하고 수정 사항을 검토받아 스토리북까지 넣어서 해주었다. 그렇게 디자인을 이어 붙여서 새 프로덕트의 컬러시스템만 수정하여 적용하고, 일부 디자인만 수정하니 이전보다 빠르게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것 외에도 빠르게 만들수록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부사수와 함께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이 문제라고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했고, 빠르게 굴러가는 개발 문화에 너무 잘 맞아들어가서 기술 개발 속도가 굉장히 빠르게 돌아간 것 같다.
오늘의 커피챗을 통해서 내가 어떤 것들을 통해 성장했고 개발자로서 있었던 3년의 세월 동안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6주 만에 프로젝트를 완수해야하는데 기획자가 없이 기획도 개발도 해야하다 보니 가능한 건지 의문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머릿속에 블록처럼 끼워서 맞춰지는 그림들이 있어서 6주 짜리 기획을 만들어보았다. 이렇게 그림이 그려지는게 경험의 밀도일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